이 이야기는 3년전 11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학년 2학기 과목중에서 theater art라는 과목이 있었다. 말 그대로 연극과목이다. 나야 연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관계로 싸운드를 담당하기로 했었다. 우리 교수님 성함이 Tony인데 필리핀에서 연극으로는 알아주시는 분이시다.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에서 명예교수로 아직도 연극을 담당하시기도 하신다. 맨 처음 따갈로그연극을 하기로 했다. 솔찍히 나는 기뻣다 왜냐? 바로 나는 따갈로그를 못하기 때문에 연기를 할려고 해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 살았구나.."하고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왠 걸... 갑자기 연극이 영어로 바뀌었다고
모든 학우들이 연기 오디션을 보게 된 것으니..
한명씩 오디션을 보고 다행이도 난 오디션에서 제외 되었는데... 우리 선생님 Tony 왈 " 너 몸 큼지막하니 튼튼해보이네" 하고 말씀하시더니만.. 너도 뭔가 해야되겠네... 그러시고는 대본을 나누어 주셨다. 저... 저는 오디션도 안봤단 말입니다.....ㅜㅜ 받아 들은 대본에는 영어로 Midsummer night's dream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있었다. 한여름 밤의 꿈... 그 유명하신 세익스피어 횽님의 연극....
내심 생각하길.. 튼튼하다고 했으니 뭐 드는 역활이나 몸종 역활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몸종 맞았다.. ㅡㅡ;; 그것도 보통 몸종이 아닌.. 왕의 몸종... 필러스트레이트.... 좋다. 몸종이면 어떠랴... 졸졸 따라다니면 되지 생각했거늘... 몸종 주제에 대사도 있었다. 무려 10줄이나..
부르셨어요
네
이제 시작합니다.
대충이런 것의 반복들.... 조금 긴대사도 있지만 뭐 결국은 거기서 거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교수님 말씀이 필러스트레이트가 게이란다.... 아니 왠 한여름밤의 꿈에 게이가 등장 해야하냔 말이더냐...ㅜㅜ 그때 쯤 한창 대장금이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었을 때인데...혹시 대장금에서 내시를 보시고 게이로 착각 하셨나? 아무튼 내 역의 포인트는 나는 게이요~~! 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크...윽~~~~!! 아무리봐도 대본에 게이라는 말은 없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게이 컨셉이... ㅜㅜ 디렉터 마음대로니 힘..없고 나약한 나야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이런 옷을 입고
이뿌장한 메이크업을 하고 나니 아래와 같은 절세 게이로(?) 변신하였다
아~~~! 저 다소곳한 자태를 보라... 왕도 반할 만하지 않는가?
얼마나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하였던지...연기의 신이 빙의된 아래의 표정...
투덜 거리던 나는 어디가고 어느새 사진 찍으며 놀고 있는 나를 발견....ㅜㅜ
아무튼 내 덕에 연극은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런 경험이 흔한 건 아니니.. 그리고 나름 재미 있었다.ㅋ
주연인 나 이외의 엑스트라들 사진도 첨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