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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을 하루에 2가지 이상하는 것은 영혼에 좋다.
처음처럼 그리고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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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 같네. 오늘은 필리핀 생활 3년차 기념으로 글을 하나 올릴까한다. 아직도 여기 도착했을 때가 생생한데 벌써 3년 이란 시간이 물과 같이 흘렀다. 3년이란 시간동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내 스스로 얻은 것도 잃어버린 것도 많다. 이제 그것들을 한번 끄적여 보려고 한다. 흠! 글체가 맘에 안 드네. 조금 친근하게 바꿔야 갰네. 그럼 반말로. 헤헤.

지금이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지만 처음에 여기 왔을 때만해도 24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우리 나라말이 아닌 다른 나라 말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나를 여기로 보내시고 한국에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 열심히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내 스스로의 목표를 정하고 나는 나 스스로를 조금 혹독하게 몰아붙인 것 같아.


내가 필리핀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키기로 한 것 중의 하나가 “한국인과의 거리를 두자”야. 무지 이상하게 생각되겠지? 왜 외국에 나가서 한국인들끼리 어울리지 않고 거리를 두려고 하는지. 서로 도우면 좋을 텐데 말이야. 필리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한국인이란 대충 돈 많고 영어 잘못하고 놀기만 하고 공부를 안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물론 전부는 아니지 하지만 그런 학생들이 많아).


내가 살고 있는 필리핀 앙겔레스(Angeles)라는 지역에 있으면 한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3년 전만에도 정말 한국인 보기 힘들었는데 내 학교인 Angeles University Foudation 만하더라도 지금 근 80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있을 정도야. 3년이란 시간동안 많은 한국인들을 보았지만 거기서 내가 인사를 하고 지내는 사람은 8명을 넘지 않아. 그나마 대화라도 주고받는 사람들은 4명 정도이고 게다가 대화를 할 때는 영어로 이야기하지.


내가 한국인들과의 거리를 두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인데 첫째는 한국인과 있으면 한국말을 하게 된다는 것. 필리핀사람이랑 있으면 그나마 영어로 이야기라도 하지만 한국인과 있으면 한국말을 하게 되거든. 그래서 조금이라도 영어 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한국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한 거야. 두 번째는 한국인들과 있으면 한국인들과 놀게 되기 때문이야. 공부를 하면서 그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알거야. 공부 열심히 하는 한국인들도 있지만 내 경험상으로 여기 애들 중에서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은 얼마 안 돼. 대부분 점수도 낮고 아니면 F에다가 그리고 점수를 떠나서 공부에 진지하지가 않으니까. 뭐 잠간 노는 게 어떻냐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잠간 스트레스 풀기위해서 휴식을 한다고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내 스스로도 조절할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미연에 그런 일을 방지 하고자 한국인들과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몰라. 난 사람 사귀기 좋아하고 조금은 활발한 성격인데도 한국인을 보고도 무시하고 지나쳤고 만약 마주칠 것 같으면 다른 길로 돌아갔어. 그리고 그렇게 한국인들을 대할 때마다 얼마나 죄책감에 시달렸는지 몰라 그리고 물론 외롭기도 했고. 착한 한국 사람들도 많지.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들과는 어울리고 놀기 좋아 하는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건 조금 형평성에 맞지를 않는다고 내 스스로 생각했어. 단순히 놀기 좋아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나도 노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고. 항상 한국 사람들을 무시하고 지날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 물론 지금도 그렇고. 하지만 이렇게 행동한 것이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어. 아직은 내 영어 수준이 내 스스로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의사소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정도는 되었으니까 발음도 많이 교정했고.


하지만 정말 힘들었어.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존재였거든. 내가 아무리 필리핀 사람들과 친해도 난 필리핀 사람은 아니거든. 그렇다고 내가 한국 사람이랑 친한 것도 아니고 중간에 붕 뜬거지. 원래는 필리핀 애들이랑 같이 다녔는데 그 애들이 따갈로그를 자주 써서 그 애들과 있는 게 시간 낭비 같다고 느껴졌어. 그래서 과감하게 같이 다니던 애들과 떨어졌지. 그리고는 혼자 있는 시간동안은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어. 지금 이렇게 말은 쉽게 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 기분은 정말 말로 설명 못해. 특히 가끔씩 슬럼프가 올 때면 얼마나 서러운지. 내가 워낙 그런 거 밖으로 내색을 안 하는 성격이니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항상 괜찮은지 알지. 내가 워낙 웃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 아무튼 간에 지금은 괜찮아.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더라고. 헤헤


그리고 여기서 정말로 인내가 필요해. 내가 여기서 외국인이기 때문에 받는 부당한 대우들이 많거든. 내가 1학년 때는 건축공학과였는데 건축공학과 애들은 너무 착해서 1년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2학년 때 신방과로 전과를 하면서 문제가 생겼지. 얼마나 약은 애들이 많은지 자기들이 필요할 때만 부르고 그룹 과제가 있으면 따갈로그로 이야기하고 나중에 나한테 이거 해라고 명령식으로 이야기하거든. 거기다가 한국 사람이라고 무시를 하거든 영어도 잘못하고 공부도 잘못하니 시키는데로 하라 이거야.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여기서 문제가 생기지. 대부분 여기서 포기를 해버리지. 나는 명령조로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거 정말 싫어하거든. 그런 걸 시켜도 뭘 토의하고 왜 해야 하는지 설명은 해줘야 되는 게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했어. 자꾸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래서 나는 망해도 내가 망하겠다는 생각으로 내가 리더가 돼서 그룹 멤버들을 모으기 시작했지. 물론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면 요청했지 우리 반에서 나를 무시하는 애들은 없어.

기존에 있던 한국인과는 다른 한국인이 되려고 노력했어. 행동거지도 조심하고 내가 여기서 하는 행동들이 필리핀 사람들에 한국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거니까. 어느 날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보고 있는데 다른 애들은 다나가고 나 혼자 남은 거야. 그런데 교수님이 나보고 시간도 다 안지 났는데 시험지를 제출하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선생님한테 시간이 아직 안됐는데요 했더니만 선생님이 하는 말씀이 너는 한국인이니까 괜찮다고 그냥 찍고 내라는 거야. 얼마나 화가 나던지. 다른 한국인들과는 다른 걸 보여줘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지 그래서 학교 행사에도 많이 참가했어. 한국인 최초로 학교 합창 대회에 참가해서 2등과 안무상을 받았고 우리 과 행사인 VJ Hunt에서도 내가 video 에디터가 돼서 행사 관련 동영상 제작과 에디팅, 그리고 오프닝 동영상도 만들고 해서 무사히 끝 마쳤지. 그리고 학교 성적은 항상 좋게 유지하려고 했어. 내가 공부가 재미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첫째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두 번째로 내가 성적을 잘 받음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과 대우가 틀려지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 내가 여기서 우리 싸랑하는 어머니를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성적 잘 받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잖아. 솔직히 이야기하지만 우리 학교 교육 수준은 내 기대 이하야. 몇몇 좋은 선생님이 있긴 하지만 내 스스로 내가 배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아. 그래서 그냥 성적만 유지하려고 공부하는 거지. 그리고는 다른 시간 들은 영어 공부에 투자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내가 공부만 열심히 하는 걸로 착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절대 아니고 가끔씩 놀기도 해.


이렇게 저렇게 생활하다보니 친구가 많아지더라고. 내 싸이 사진들을 봤다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내 친구들이 여자야. 거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여기 남자애들이랑은 정신 수준이 안 맞아서 어울리지 못하겠더라고 애들이 나보다 대부분 5살에서 6살정도 어리니까 그나마 여자애들이 정신 연령이 높아서 어울리기 쉽더라고. 그래서 내 친구들 대부분이 여자야. 뭐 중간 중간 나에게 어필해오는 여자애들도 있었지만. 내가 여기 온 목적이 있고 둘째로 내가 누굴 사귀면 조금 오래 만나는 스타일이라서 나중에 한국에 가야하는데 서로 상처 받을까봐 사귀는 걸 일부로 피했지. 그래서 지금은 연락 안 되는 애들이 몇몇 있어. 내가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친구로만 지내려고 하니까 그쪽에서 힘든지 서서히 연락을 끊더라고 전부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였는데 그래서 요즘은 생각 하는 게 여기서 내가 인간관계에 관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해. 정작 내가 착하다고 생각하는 애들은 연락이 안 되니까 말이야. 다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았는데. 쩝~!


그리고 여기서 지내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 내가 지내고 있는 집에서 공부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 효주, 기복이형, 광현이형 전부 다 소중한 인연들이지. 나는 원래 우연이란 말을 그리 믿지 않아. 모두 다 우연 같은 필연이라고 생각해. 지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도 내 인생의 끝자락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어쨌든 여기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아. 이제 겨우 1년 남았는데 무엇인가를 꼬옥 얻어 갈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필리핀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고 가고 싶다면 정말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힘든 것 같아. 자기 컨트롤도 많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인내심이 필요해. 고진감래라 했으니 달콤한 열매를 기다리며 앞으로 남은1년 열심히 해야겠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말이야.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데로 생각 하게 된다.”

이건 삼성 사태가 터졌을 때 시사저널 기자들 중에 한분이 쓴 글인데 정말 마음에 와 닿더라고.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 예전에 나는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었어. 여기에 맞추고 저기에 맞추고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미약하게나마 내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꿈이란 말 그대로 꿈일 수 있지만 사람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던데, 나도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꿈꾸는데 돈 안 들어가니까 좀 크게 가져볼까? 헤헤 내 꿈은 내 주변에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내 꿈이야. 내가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정대웅이라는 하나의 사람으로 서있을 수 있는 것은 내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가능 했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우리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계실 우리 어머니를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해야지. 무엇인가를 지킬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posted by 처음처럼 그리고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