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9 10:18
블로그 이미지
하기 싫은 일을 하루에 2가지 이상하는 것은 영혼에 좋다.
처음처럼 그리고 영원히

Notice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total
  • today
  • yesterday
 이 이야기는 3년전 11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학년 2학기 과목중에서 theater art라는 과목이 있었다. 말 그대로 연극과목이다. 나야 연기랑은 전혀 상관없는 관계로 싸운드를 담당하기로 했었다.  우리 교수님 성함이 Tony인데 필리핀에서 연극으로는 알아주시는 분이시다.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에서 명예교수로 아직도 연극을 담당하시기도 하신다. 맨 처음 따갈로그연극을 하기로 했다. 솔찍히 나는 기뻣다 왜냐? 바로 나는 따갈로그를 못하기 때문에 연기를 할려고 해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 살았구나.."하고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왠 걸... 갑자기 연극이 영어로 바뀌었다고 
모든 학우들이 연기 오디션을 보게 된 것으니.. 

한명씩 오디션을 보고 다행이도 난 오디션에서 제외 되었는데... 우리 선생님 Tony 왈 " 너 몸 큼지막하니 튼튼해보이네" 하고 말씀하시더니만.. 너도 뭔가 해야되겠네... 그러시고는 대본을 나누어 주셨다. 저... 저는 오디션도 안봤단 말입니다.....ㅜㅜ 받아 들은 대본에는 영어로 Midsummer night's dream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있었다. 한여름 밤의 꿈... 그 유명하신 세익스피어 횽님의 연극....

내심 생각하길.. 튼튼하다고 했으니 뭐 드는 역활이나 몸종 역활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몸종 맞았다.. ㅡㅡ;; 그것도 보통 몸종이 아닌.. 왕의 몸종... 필러스트레이트.... 좋다. 몸종이면 어떠랴... 졸졸 따라다니면 되지 생각했거늘... 몸종 주제에 대사도 있었다. 무려 10줄이나..

부르셨어요

이제 시작합니다.

대충이런 것의 반복들.... 조금 긴대사도 있지만 뭐 결국은 거기서 거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교수님 말씀이 필러스트레이트가 게이란다.... 아니 왠 한여름밤의 꿈에 게이가 등장 해야하냔 말이더냐...ㅜㅜ 그때 쯤 한창 대장금이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었을 때인데...혹시 대장금에서 내시를 보시고 게이로 착각 하셨나? 아무튼 내 역의 포인트는 나는 게이요~~! 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크...윽~~~~!!  아무리봐도 대본에 게이라는 말은  없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게이 컨셉이... ㅜㅜ  디렉터 마음대로니 힘..없고 나약한 나야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멀쩡했던 내가


 

이런 옷을 입고


이뿌장한 메이크업을 하고 나니 아래와 같은 절세 게이로(?) 변신하였다


아~~~! 저 다소곳한 자태를 보라... 왕도 반할 만하지 않는가?




얼마나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하였던지...연기의 신이 빙의된 아래의 표정...

 
투덜 거리던 나는 어디가고 어느새 사진 찍으며 놀고 있는 나를 발견....ㅜㅜ


아무튼 내 덕에 연극은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런 경험이 흔한 건 아니니.. 그리고 나름 재미 있었다.ㅋ



주연인 나 이외의 엑스트라들 사진도 첨부 한다.




'OLD Until 2013 > 궁시렁 궁시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글을 쓰는 것 좋아하는 이유  (0) 2012.05.19
It is soft on the people, hard on the problem.  (0) 2011.12.20
어른이 된다는 것...  (0) 2011.04.17
거짓말  (1) 2010.02.10
게으름  (0) 2010.02.10
posted by 처음처럼 그리고 영원히